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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巫)의 제의(祭儀)는 '굿'으로 나타난다. 굿은 신에 대한 소명적 봉사로 신과 인간의 상봉이나 대화를 의미하며 이것으로부터 인간의 궁극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굿이라면 대개 무의 가무가 수반되는 큰 규모의 제의를 가르키게 되나 치성·비손·손비빔 등 작은 규모의 것도 해당된다. 의식의 규모에 따라 큰굿, 작은굿의 구분이 있는데 큰 굿의 경우는 며칠을 계속하기도 한다. 큰굿을 여러날 집행하는 데는 즉흥적인 진행이 아닌 계획된 절차를 갖게 된다. 이런 굿이 진행되는 과정에 무당이 하는 노래와 춤, 잽이(악사)들이 연주하는 기악반주, 독립적인 기악곡 등이 모두 굿음악에 포함된다.

의식은 여인 무당으로 만신(萬神), 또는 미지(美知)라고도 하는 원무당(元巫堂)이 집전(執典)하고, 남자 무당인 박수, 노래 부르는 남녀의 창무(唱巫), 춤을 추는 무무(舞巫), 여러 기예를 부리는 기무(技巫) 등이 따르고, 이들의 제반 행위를 위해 음악을 담당하는 악사들이 무악을 연주하게 된다. 굿을 진행하는 무당은 한 사람일 경우도 있고, 두 사람일 경우도 있다. 두 사람일 경우 노래를 부르면서 굿을 진행하는 사람을 본무당, 그리고 본무당을 도와서 장구를 치거나, 만수받이의 응답창을 부르거나, 본무당과 함께 무당춤을 같이 추는 사람을 조무(助巫)라고 한다.

무당들이 부르는 굿노래의 내용에는 신을 불러들이고 보내는 청신(淸神)의 내용, 신의 근본, 역사 성격을 해석, 설명하고 액을 풀어주는 본풀이(또는本解) 그리고 민요처럼 유절형식(有節形式)으로 되어 있으며 신을 즐겁게 하기 위한 놀이(또는 遊歌) 등이 골자를 이룬다. 일반인에게 널리 퍼져 민요와 혼동되고 있는 경기도의 창부타령이나 노랫가락 등은 이 유가이다.

무악에는 여러 절차가 진행될 때마다 빠르고 느린 장단과 그 장단 위에 즉흥적 가락을 연주하는 악기들의 선율, 그리고 무가의 반주 등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장단이다. 굿음악에 쓰이는 장단을 채라 하고, 굿은 대개 <12거리(次)의 순서와 기능을 갖지만 굿에 따라 제차의 수가 다르다.각 지방의 무악연주에 쓰이는 장단들은 의식의 분위기나 감정에 따라 무한한 변화를 허용하며 잽이의 기능에 따라 즉흥적인 기교를 최대한 발휘하게 됨으로 반드시 기본형만을 고집하거나 강조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때와 장소, 분위기나 상황에 따라 잽이의 즉흥적이고도 멋들어진 변형은 살아있는 생생한 음악을 만들어가는 무악의 생명이며 특성이다. 무악에 쓰이는 장단 중 동살풀이·안진반·푸너리 등은 4박 장단이고, 불림채는 5박 , 도살풀이는 6박 장단이다. 그리고 청보·제마수 등은 8박 장단이며 시님·청배섭채·산유만세 등은 10박 장단이고, 덩덕궁이·긴만세·푸념·비나수·덕담 등은 12박 장단에 속한다.

무악에 사용되는 악기들은 <삼현육각(피리·대금·해금·장구·북)과 타악기들이 주종을 이룬다.

종류

굿은 목적에 따라서 마을 공동의 액을 막고 풍농·풍어를 비는 마을굿, 집안의 재복·안녕을 기원하는 집굿, 죽은 혼을 위로하는 넋굿, 신내린 사람이 무당이 되고자 할 때 벌이는 내림굿의 네 종류로 나눌 수 있다.
마을굿은 도당굿·별신굿·서낭굿·당굿·산신굿·대동굿 등으로, 집굿은 재수굿·천신굿·도신·안택굿으로, 넋굿은 진오귀굿·씻김굿·다리굿·오우굿·시왕굿 등으로 지방에 따라 다르게 불린다.

지역별 특징

굿음악은 그 음악적 특징에 따라 무악권(巫樂圈)이 구분된다. 즉 서울과 경기지방, 전라도와 충청도 지방, 경상도와 강원도 동부지방, 평안도와 황해도 지방, 제주도 지방 등이다. 이것은 민요의 지역적 구별과 거의 같다.

1. 서울·경기 지역

악기는 피리·대금·해금·장구·북·바라·방울·꽹과리·징 등이 쓰이는데 징은 징안에 손을 넣어 손가락으로 음량을 제한시켜 약음화 되도록 쳐야 한다. 장단은 만수받이·타령·청배섭채·도살풀이·덩덕궁이·동살풀이 등이 사용된다. 무가의 선율은 경기민요 토리로 되어있고, 무가의 형식은 한 장단마다 주고받는 만수받이가 많고, 노래가락 및 타령과 같은 장절 무가가 많으며 반주 음악에는 삼현도드리·잦은염불·굿거리·허튼타령·당악 등이 쓰인다.

2. 전라도 지역

삼현육각 편성의 악기가 쓰이며 징을 칠때는 얇은 요를 깔고 엎어 놓고 치기 때문에 그 음색이 독특하다. 장단은 안진반·살풀이·굿거리·덩덕궁이(자진몰이)·시님잔단(엇몰이) 등이 사용된다. 무가의 선율은 육자배기 토리로 되어있고, 반주 음악으로는 시나위가 쓰인다.

3. 경상도·강원도 지역

악기는 대개 선율악기를 사용하지 않고, 꽹과리·장구·징·바라 등의 타악기로 편성하는데, 꽹과리·장구는 남자가 연주하고 징·바라는 여자무당이 연주한다는 점이 특징이다.푸너리·불림채·덩덕궁이·청보장단·제마수장단 등이 사용되며, 이 중 청보장단과 제마수장단은 초장에는 혼합 박자로 되고 장수가 많아지면 중중몰이형·자진몰이형 등으로 바뀌어진다.

4.황해·평안도 지역

악기는 구구방울이라고 하는 여러 개의 방울이 달린 악기를 사용한다. 평안도 지역에서는 푸념·비나수·덕담 등의 장단이, 황해도 지역에서는 산유만세·긴만세·승거장단·자진만세 장단 등이 사용된다.

5. 제주도 지역

악기는 북·장구·꽹과리·징·방울·설쇠 등의 타악기가 쓰이며, 꽹과리는 움푹한 밥그릇 같이 생긴 것을 손에 들지 않고 바닥에 엎어 놔두고 채로 두들기고, 설쇠는 불룩나온 놋쇠그릇으로 엎어논 체나 방석위에 얹어 놓고 친다. 장단에는 일정한 장단 명칭이 없는데, 대개 중중모리리형·자진몰이형이 주로 쓰인다. 무가의 선율은 제주 민요 시우제 소리와 같은 토리가 많으며, 경기 무가 선율과 같이 경쾌한 느낌을 준다.

지역별 비교

현존하는 굿음악들 가운데 대표적인 것들로는 서울의 천신굿·경기도의 도당굿·충청도의 은산별신제·강원도의 강릉단오제·전라도의 진도씻김굿·제주도의 제주칠머리당굿·황해도의 철물이굿 등이 있으며, 각 지역의 굿노래·음악·특징적인 장단 등을 간략히 보면 다음과 같다.

   지      방

   굿  노  래

  굿  음  악

   장         단

서울 천신굿

창부타령·노래가락

염불·타령·굿거리·당악

도드리·당악·엇모리

경기 도당굿

노래가락·가래조·푸살

경기시나위

도살풀이·모리·발버드래·덩덕궁이· 터벌림·진쇠·청배섭채

동해 별신굿

청보무가·팔상가

  

청보장단·제마수·푸너리·풀림채

진도 씻김굿

고풀이·오구오세·축원굿노래

남도시나위

흘림·선부리·삼장개비·진양

제주 칠머리당굿

배포도업침·날과 국섬김

  

중중모리형·자진모리형

황해 철물이굿

만수받이·지점이소리

허튼타령

긴만세·산유장단·벅구장단·승거장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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