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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래
원래의 보허자는 고려 때 우리나라에 들어온 중국 송나라 사악(詞樂)의 하나로서 낙양춘과 함께『고려사악지』에 전하며, 오양선(五羊仙)이라는 정재에서 창사(唱詞)로 부르던 노래였다. 노래의 가사는 유선의 황홀감을 묘사한 뒤 이어 대궐을 향하여 송축하여 태평시절의 즐거움과 임금의 장생불로를 축원하는 내용으로 이 가사는 미전사(尾前詞:전단)와 미후사(尾後詞:후단)로 나누어지고, 첫귀 가락만 제외하고는 미후사의 가락이 미전사의 가락을 반복한다. 이렇게 첫귀 가락을 바꾸었다고 하여 환두(換頭)가락이라고 하고, 둘째 귀 이하의 가락은 그대로 반복한다고 하여 환입(還入)가락이라고 한다.
노래의 가사를 미전사와 미후사로 나누어 그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미전사 |
: |
푸른안개 새벽 하늘에 자욱한데, 바다 물결 한가하고, 강가의 두어 개 산봉우리 차갑구나. 패물로 된 옥 고리 소리 속에 기이한 향기 인간 세상에 나부껴 떨어지는데, 오색구름 끝에 고귀한 사람이 탄 수레 멈춘다. |
미후사 |
: |
완연하게 함께 이삭이 많이 달린 좋은 벼의 상서 가리키고, 한차례 웃어, 붉은 웃음 띠운다. 구중 높은 궁궐 바라보는 가운데 하늘 향해서 세 차례 축수하기를, 만만년 두고보고, 남산 맛보고 솟아 있을 지어다. |
한편, 현행 보허자는 원 보허자와 비교해서 많은 차이를 보인다. 현행 보허자는 원 보허자 중 초장, 3장, 4장 중에서 발췌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를 원 보허자의 많은 부분을 간직하고 있는 현행 보허사와 비교하여 보면 다음과 같다.
보허사(현악) - 원 보허자 |
보허자(관악) - 현행 보허자 | ||
장 별 |
장 단 수 |
장 별 |
장 단 수 |
1장 |
10장단 |
1장 |
6장단을 발췌 |
2장 |
10장단 |
||
3장 |
6장단 |
2장 |
6장단전부 |
4장 |
18장단 |
3장 |
17장단을 발췌 |
5장 |
10장단 |
||
6장 |
18장단 |
||
7장 |
16장단 |
이와같이 보허자는 미전사와 미후사의 환두, 환입형식이 무너지고 가사는 탈락하였으며 연주법, 음계 등에서도 변화하였을 뿐 아니라 환입부분에서 많은 변주곡이 파생하였다고 한다. 요컨대 밑도드리는 원 보허자의 환입부분을 따로 분리하여 그 장단을 바꾸어 놓은 것이며 웃도드리는 이러한 밑도드리를 8도 높여 이조한 곡이라고 한다. 그리고 웃도드리를 변주한 양청도드리, 다시 양청도드리를 변주한 우조가락도드리는 모두 보허자계에 속하는 음악이라고 본다. 이렇게 파생된 변주곡은 당피리 중심의 보허자 음악이 향피리 또는 세피리 중심의 풍류음악으로 향악화되면서 보허자·밑도드리·웃도드리·양청도드리·우조가락도드리 등의 악곡을 파생시켰다.
파생곡 및 다른이름
관 악 보 허 자 |
: |
보허자, 장춘불로지곡(長春不老之曲), 보허자환입, 보허자제지 |
현 악 보 허 자 |
: |
보허사, 황하청(黃河淸), 소보허자, 우조보허사, 현악보허자 |
밑 도 드 리 |
: |
도드리, 수연장지곡(壽延長之曲), 미환입, 본환입, 대현환입, 하성환입, 하성세환입 |
웃 도 드 리 |
: |
세환입(細還入), 송구여지곡(頌九如之曲), 소환입, 잔도드리 |
양 청 도 드 리 |
: |
양청, 양청환입(兩淸還入), 글게양청, 문해, 우조양청, 글게도드리 |
우조가락도드리 |
: |
우조가락환입(羽調加樂環入), 우조가락, 우조가락제이, 우조가락제지 |
계면가락도드리 |
: |
계면가락환입(界面加樂還入) |
연주악기
관 악 보 허 자 |
: |
편종, 편경, 당피리, 당적, 대금, 해금, 아쟁, 좌고, 장구. <대편성> |
현 악 보 허 자 |
: |
거문고, 가야금, 양금, 장구. |
밑 도 드 리 |
: |
세피리, 대금, 해금, 가야금, 거문고, 양금, 단소, 장구. |
웃 도 드 리 |
: |
세피리, 대금, 해금, 가야금, 거문고, 양금, 단소, 장구. |
양 청 도 드 리 |
: |
세피리, 대금, 해금, 가야금, 거문고, 양금, 단소, 장구. |
우조가락도드리 |
: |
세피리, 대금, 해금, 가야금, 거문고, 양금, 단소, 장구. |
계면가락도드리 |
: |
세피리, 대금, 해금, 가야금, 거문고, 양금, 단소, 장구. |
파생곡
1. 관악보허자(管樂步虛子)
제1장은 현악보허자 제1장의 10장단 가운데 6장단을 발췌하였고 제2장은 현악보허자 제3장의 6장단을 전부 차용하였으며 제3장은 현악보허자 제4장의 18장단 가운데 17장단을 발췌하여 관악편성으로 연주한다. 3분박 20박을 한 장단으로 하고 있으며 황·태·고·중·임·남의 6음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에 고선음음 제 3장에만 출현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황·태·중·임·남의 5음음계와 크게 다를 바 없으며 연음을 사용하며 순차적으로 하행종지한다.
당적·대금·당피리·해금·아쟁·좌고·장구·편종·편경 등의 편성으로 연주하는 당악계의 향악화된 음악이다. 임금의 거동이나 보행 때 연주했던 행악으로 또는 궁중의 연향음악 특히 장생보연지무(長生寶宴之舞)라는 궁중무용에서는 이 음악에 맞추어 한문가사로 이루어진 수악절 창사를 노래한다.
2. 현악보허자(絃樂步虛子)
원 보허자의 미전사 가락과 미후사 첫귀 가락을 가야금·거문고·양금·장구 등의 편성으로 연주하는 곡을 말하며 보허사라는 이름은 영조이후 부터 쓰여졌다. 모두 7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제1장부터 제4장까지는 20박 한 장단이고, 제5장부터 끝장까지는 10박 한 장단이 된다. 순 현악기로만 연주하는 현악 실내악으로 볼 수 있는 작은 규모의 편성이어서 그 소리가 매우 부드럽고 온화하다.
3. 밑도드리
원 보허자의 환입가락 이하를 6박 장단의 관현합주로 변조한 곡이다. 원이름은 도드리였으나 파생곡인 웃도드리가 생긴 이후 서로를 구별하기 위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모두 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악영산회상에 포함되어 별곡으로 연주되는 경우의 악기 편성은 현악영산회상과 동일하며 당악계의 음악인 보허자에서 파생된 곡이지만 완전히 향악화되었다.
4. 웃도드리
밑도드리를 8도 위로 변주하고, 그 연주법을 다소 바꾼 곡이다. 8도 위로 변주하였다고는 하지만, 엄격하게 8도 관계에 있는 것은 아니고 악기의 음역에 맞게 4도 또는 5도 위의 음으로 변주한 가락도 있다. 모두 7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악기 편성은 밑도드리와 같으며, 6박의 도드리장단으로 연주한다. 힘차고 당당한 느낌을 주는 음악이다.
5. 양청도드리
6박 도드리장단으로 연주하는 웃도드리를 빠른 4박 장단의 곡으로 변조한 곡으로 웃도드리의 가락 한 장단에서 중요한 음을 두 음씩 추출하여 그 음 앞에 거문고 문현의 음을 덧붙여 만든 곡이다. 모두 7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7장은 "양청"의 특징인 사랭, 슬랭을 사용치 않고 '우조가락도드리' 장단으로 바뀐 점에서 우조가락도드리로 넘어가는 돌장으로 간주한다.
양청(兩淸)이란 말은 거문고의 연주법 즉, 원음과 문현(文絃)음을 번갈아 치는 거문고의 연주기법에서 나온 말이다.
5. 우조가락도드리
웃도드리를 변조한 곡으로 12박을 한 장단으로 하고 있으며 모두 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양청도드리의 악기 편성과 같으며 12박자의 조금 빠른 타령장단으로 연주한다. 제1장의 선율과 제4장의 선율은 똑같으며, 황·태·중·임·남의 5음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5장이 5장단과 반각(반장단)으로 되어 있어서 장단의 중간에서 제6장으로 넘어간다.
6. 계면가락도드리
계면조로 연주하는 도드리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악곡이다. 명칭으로 보아서는 우조가락도드리와 대칭을 이루는 것으로 생각되고 또한 보허자에서 파생한 곡일 것이라는 추측을 해 볼 수는 있으나, 확실하지는 않다. 천년만세에서 첫 번째로 연주하는 곡으로서 이어서 양청도드리·우조가락도드리가 연주되고 장별 구분없이 모두 43장단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뒷부분의 11장단은 실제로는 제4장단부터 14장단까지를 반복한 것이다. 장단은 타령장단으로 연주하며 타령이나 군악에 비하여 다소 빠른 편이다.
※천년만세
:: 계면가락도드리, 양청도드리, 우조가락도드리 이렇게 세 곡을 이어서 연주할 때 부르는 이름
:: 영산회상처럼 소규모의 실내악 편성으로 연주한다.
음악의 멋
밑도드리는 쓸데없는 잔가락은 모두 덜어 버리고 요점만 간결하게 짚어가기 때문에 번차음하지도 않고, 한배 또한 의젓하고 정중하게
흘러가기 때문에 추호의 경망함이나 흐트러짐이 없다. ... 여러가지 요소를 어우르는 균형도 있고 여러가지 성격을 포용하는
중용지도가 풍긴다. ... 이 음악이 펼쳐내는 단아한 분위기야말로 모든 허세와 속기를 말끔히 씻어 주는 진정한 사무사의 경지가
아닐까.
-한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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