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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음악 작곡가 소개

김기수

나무그늘 2010. 5. 27. 12:02

김기수(金琪洙)는 1917년 종로구 체부동에서 태어나 1986년 타계하였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이왕직아악부원 양성소에 입학, 5년 동안 대금을 전공하며 전통음악은 물론 신학문과 서양음악의 기초 교육을 받고, 이후 약 6년간 연주와 채보활동을 통해 작곡가로소의 능력을 키웠다.

그는 1950년대부터 1960년대 중반까지 작곡가가 없었던 국악계에 독보적으로 활동하여 5백여곡의 작품을 남겼다. 그의 작품은 '황화만년지곡' 다음 작품인 '세우영(細雨影:1941년)'과 '고향소(顧鄕所:1951년)'가 서정성을 담고 있을 뿐, 거의 궁중음악적 중후감을 띠고 있다. 그의 작품이 궁중음악적 중후감을 띤다는사실은, 그가 그러한 음악적 환경에서 훈련받고 경험했던 것들을 자신의 음악세계에서 나타내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작풍(作風)이 사회상황에서 오는 민족주의적 양식을 만드는 작업으로 계속 이어지게 되었다.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초까지 서정적 표제를 가진 몇 작품을 남겼으나 이 역시 관현악법 면에서 중후감과 선율성으로서의 발랄함과 색채감은 찾아보기 어렵다. 김기수의 작품에서 종합적인 판단을 얻기 위한 요인분석이 필요한데, 그의 작품에서 발견되는 첫째 요인은 주제에 관한 것이다. 그는 몇 가지 서양음악적 요인을 수용하면서도 주제는 도입하지 않고 있다. 한국 전통음악에는 주제나 주선율의 개념이 없다. 그의 작품에서 주제나 주선율은 발견되지 않는다는 것은 전통음악의 선율구조를 그대로 지키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둘째로 구조적 요인을 들 수 있다. 그의 작품에서는 선율의 흐름이 박자와 속도에 변화를 주어 물줄기를 바꾸어 놓은 것 뿐 흐름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이것 역시 전통음악에 기인된 것이라고 보이지만 감정의 질서를 위해서는 무구조의 기교가 천재성을 요구한다는 면에서 부정적으로 인식되고 있다.

세 번째 요인은, 그가 사용한 선율의 성질은 궁중음악적이라는 것이다. 다양한 성질의 선율을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선율의 변화가 뚜렷하지 못하며 대조력이 미약하게 느껴진다. 이것은 하나의 악곡에 다양한 소재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말과 같다. 다양성을 추구하고 대조와 대비로서 균형을 야기하려 하는 통상적인 서양기법을 추종하지 않는 것 같다.

넷째로, 그가 구사한 관현악법은 전통 관현악에서 많이 벗어났다는 점을 발견한다. 발현악기인 가야금과 거문고는 선율선을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관악기군을 반주하는 듯한 기능적 분산음 진행이며, 찰현악기인 아쟁은 화성음악에 필요한 지속음 역할을 하도록 작곡하였다. 그러니까 한국 전통음악의 관현악은, 관현악에 편성된 모든 악기가 동등하게 선율선을 연주하면서 독특한 시김새와 장식음을 첨가하여 독립성을 유지하는데 비해 김기수는 관악기군에 현악기를 복속시키며, 선율선에서 이탈시키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 그 결과 현악기군의 자율성과 고유한 기교를 개발해내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 내용은 서울대 이성천 교수님의 '현대국악 감상'에서 발췌 하고,
곡의 목록은 《한국음악 창작곡 작품목록집》을 참고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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