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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소개

<흑우> - 김대환

나무그늘 2010. 5. 27. 13:14


김대환. 그를 실제로 처음 본 것은 1년이 넘지 않았다. 단지 그에 대한 많은 소문과 TV 광고에서 본 것이 전부였다. 그러던 때에 처음으로 소개받은 자리는 조금은 우연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공연에서 그의 즉흥연주를 들을 수 있었고, 그때의 느낌은 도대체 어떤 사람 이길래 저런 연주를 보여줄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과 타악기를 어떻게 하면 그와 같이 연주할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이 더 많았다고 하는 것이 더 좋은 표현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의 음반은 쉽게 찾을 수 없었고, 연주도 쉽게 들을 수 없었다. 단지 몇 개 되지 않는 음반과 가끔 열리는 공연에서 그의 소리를 들을 수 있을 뿐이다. 지금 소개하는 음반도 그 중에 하나일 것이다.
 
그의 말을 그대로 인용한다면 소리에는 악음, 조음, 잡음이 있다고 한다. 이 중 조음 은 음정이 뚜렷이 없지만 음이 있는 소리로, 우리는 이 소리를 흔히 튜닝 이라고 하기 도 하고, 다른 소리로 부르기도 한다. 그리고, 이 조음 악기를 타악기로 부르고, 이 조 음악기의 연주로 사람을 감동시키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고 한다. 이 조음에는 쇳소리, 가죽소리, 그리고 나무소리가 있는데 이런 소리는 인간적인 소리로 이 소리로 사람을 감동시킨다면 참으로 좋은 연주가 된다. 하지만 이런 연주는 어려운 연주이며 이 런 소리는 조금은 들을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이 음반에는 그의 연주와 더불어 해금 연주자인 강은일씨의 해금 소리도 들을 수 있다. 새로운 느낌이 될 것으로 믿는다. 그리고 이 음반을 들을 때 단순히 가죽소리 혹 은 쇳소리로만 듣지 말고 가죽이란 쇠를 때리는 강. 약이나 어느 부분을 때리는지, 그리 고 어떤 것으로 때리는지 등을 생각하며 듣는다면 조금은 더 즐겁지 않을까 생각한다. 더불어 소리의 울림이나 그 소리가 들려주는 것만을 중요시하지 말고 그 소리의 울림 다음 다른 소리를 기다리는 그 여운에도 관심을 갖는다면 새로운 연주로 들릴 수 도 있을 것 같다. 그러면 그 기다림의 시간도 나름대로의 의미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감동을 주기 위해 연주한다고 한다. 그의 연주가 끝나고 바로 느끼는 그런 감동 이 아니고, 그의 연주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그런 감동을 위해서, 그리고 이런 감동은 아름다운 소리가 아닌 마음에 와 닿는 정든 소리여야 가능하다고. 그는 이 정든 소리를 우리에게 들려주기 위해 노력하는지도 모르겠다.
 
이 음반은 흑우 1, 흑우 2, 한오백년 이 세 곡으로, 흑우는 30분이 넘는 연주와, 20분 정도의 연주로 되어있고, 한오백년은 재청 곡으로 강은일이 그의 소리에서 연주를 한다.
 
참고로 '흑우'는 그의 아호이기도 하다. "검은 비, 보이지 않는 것, 감추어진 것을 마 치 빗소리처럼 울리게 하는 그의 소리".

 

19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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